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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유난히 내적 고민이 많았던 해였다.
고민을 많이 하다 보면, 어느새 처음 했던 고민은 사라지고 새로운 걱정거리가 늘어나며 정말 내가 찾고자 했던 방향을 잃어버리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내심 나는 지금처럼 열심히 살다 보면 어떻게든 살아지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고민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데 최근 보고 있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위와 같이 '살면 살아진다'라는 말이 나와 매우 인상 깊었다. 비록 작중에서의 저 문구의 의미는 더욱 더 무거운 무게를 갖고 있지만, 우리네 인생은 살면 살아진다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사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의미 있는 인생을 기록하기 위해 지난 2024년~현재에 대한 회고록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변화와 성장의 순간들 - "터닝포인트: 동료들의 이직"

올해 많은 동료들이 팀을 떠났다. 특히 3년 넘게 함께 일했던 시니어 개발자 형과 늘 든든했던 프로젝트 리더님의 퇴사 소식은 꽤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시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떠나는 동료들과 이야기하며, 내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준비해야하는 사항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그들은 이미 내가 했던 고민을 먼저 했던 사람들로서 이직할 때 고려해야할 내용에 대해 방대한 정보를 공유받을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은 자연스럽게 나의 하루하루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지금 너무 현재에만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시작됐다. 그러다 문득 깨달은 건, 이직 준비란 게 꼭 다른 회사를 가기 위한 준비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건 결국 내가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래서 조금씩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일단 퇴근 후 시간을 더 알차게 쓰기로 했다. 일주일에 세 번은 꼭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평소 미뤄뒀던 개인 프로젝트도 다시 시작했다. 자격증 공부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이것도 차근차근 준비해보려고 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좋은 기회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온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깨닫고 나니 내 주변에 있는 그리고 지나간 기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듯 돌이켜보면 동료들의 퇴사는 나에게 큰 자극이 됐다. 단순히 '아, 저분들이 가시는구나' 하고 넘길 수 있었던 일을 통해, 내 커리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으니까. 물론 지금 회사에서의 내 역할과 책임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나의 성장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배웠다.
이제는 매일매일이 조금 더 의미 있게 느껴진다. 현재에 충실하면서도 내일을 준비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있다. 동료들의 선택이 내게 이런 깨달음을 줄 거라고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감사한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다.
자아 발견의 여정 - "좋은 사람에서 진짜 나로"

2024년은 사회생활에서 많은 것을 배운 해였다. 특히 인간관계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시간이었다.
2021년 서울의 한 공공기관에서 인턴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나의 진정한 사회생활이 시작되었다. 맡은 일만 잘하고 튀지 않게 행동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팀원들과 별다른 갈등 없이 무난하게 지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는 깊이 있는 인간관계나 업무적 경험을 쌓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던거 같다. 그때 나의 머릿속에는 단순히 누구나 생각하는 Yes맨이 되자 그리고 맡은 업무를 지장없이 끝내놓고 거기에 나의 업무가 아니라도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이 다였다.
이제와서 보면 단순히 내가 '좋은 사람' 인 척하여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실제 업무 현장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단순히 좋은 사람이라는 모호한 타이틀이 아니라, 내가 어떤 강점을 가진 사람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여전히 '좋은 사람' 이미지에 매달렸다. 누군가 부탁하는 일이면 내키지 않아도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고, 과도한 업무량에도 별말 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오히려 독이 됐다. 스트레스는 쌓여갔고, 결과적으로 일의 퀄리티도 떨어지고 인간관계도 오히려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경험들을 거치면서 '진짜 나다움'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생겼다. 무조건적인 'YES'를 줄이고, 내가 정말 잘할 수 있고 관심 있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끔은 부탁을 거절할 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태도가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준다는 걸 깨달았다.
성과와 배움 - "애송이에서 나름 듬직한 주니어로의 성장"

2024년은 눈에 띄는 성과나 수치로 표현할 만한 큰 업적은 없었다. 대신 나와 조직의 방향성을 맞추고,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마치 긴 여정을 위해 배낭을 정리하고 지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 것처럼.
이런 과정이 필요했던 건,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진정한 나'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조직 속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처음에는 이런 시간들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비슷한 업무를 처리할 때 전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고, 덕분에 여유 시간도 생겼다. 이 시간을 활용해 사이드 프로젝트도 참여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자격증 공부도 시작할 수 있었다.
특히 기쁜 점은 업무 효율이 높아지면서 다른 팀원들의 프로젝트까지 도울 수 있게 된 거다. 덕분에 얼마 전 진행된 고과평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내 힘만으로 이룬 게 아니다. 든든한 팀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면, 회사란 결국 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내가 맡은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필요한 역량을 키워가면서, 동료들과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 공통적으로 모든 회사나 단체들이 추구하는 성장 방향성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의 계획 - "깨달음과 교훈"
위에서의 내가 말했던 것처럼 좋은 결과란 항상 정량적인 부분을 충족했을 때만 다가오는 것이 아닌, 삶을 대하는 “태도”와 같은 정성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후 어떻게 삶에 대한 태도를 지금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 보았으며, 우리의 삶은 다양한 구성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모두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하게 짜여진 일관된 태도보다는 내 삶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 중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연관된 구성 요소들에 대해 정리해 보았으며, 평소 관심있게 세워보고 싶었던 나만의 ‘만다라트’ 을 아래처럼 구성해보았다.

마무리하며
2024년은 '나 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점이었다. 때로는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과 성장은 앞으로 미래를 향한나의 발걸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남은 2025년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으로 내가 원하고 필요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여 얻어내는 값진 한 해를 보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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